무심한 표정으로 무당벌레를 죽여버리는 지안의 모습을 처음부터 봤더라면 좋았을것을 이 훌륭한 드라마를 3년이나 지나서 알게됐다는게 참으로 분한마음이 앞섭니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제목만 보고는 그냥 그런 드라마겠지 그냥 그렇겠지하고 관심이 없다가 최근 이것저것 재미있는 드라마나 영화 좀 없나 뒤적거리다가 발견한 드라마입니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와 둘이 살고있는 지안은 살인을 했었습니다. 가족을 괴롭히는 나쁜인간을 죽인 후로 정당방위로 간신히 풀려나 검정고시로 학교를 졸업했고, 어린나이에 힘겨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지안의 엄마가 빚을 지안에게 남기게되고 지안은 쌓이고 쌓이게 된 사채빚을 갚기위해 오전에는 동훈이 근무하는 회사에 비정규직으로 일을하고 오후에는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며 힘겹게 살고 있습니다.
사채빚 독촉을 위해 광일은 지안을 괴롭히지만 마음깊은곳에선 지안을 향한 사랑인지 연민인지 가득히 안고 오늘도 지안을 괴롭힙니다. 지겨운 사채빚을 갚아버리기 위해 회사에서 동훈에게 잘못 배달 온 돈 봉투를 지안이 훔치게 되고, 다시 또 되돌려주게 되는 과정에서 지안은 동훈에게 그간 어른들에게 또는 사람들에게 갖지 못했었던 인간에 대한 정을 느끼게 됩니다.
지안을 괴롭히는 광일을 혼내주려고 하는 동훈과, 부인인 윤희에게 거리감 있는 표현을 하는 동훈, 부하직원들에겐 늘 친절한 부장동훈, 그리고 어린 지안에게 좋은 아저씨, 좋은 어른으로 대하는 동훈, 삼형제로 있을때의 동훈, 홀로 있는 엄마에게 살갑게 굴진 않아도 속깊은마음을 갖고있는 동훈은 모두 한사람입니다. 지안을 향해 마음써주는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보며, 이런 사람을 본지가 언제였던지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보기는 했었는지, 가끔 뉴스나 소설에서나 봄직한 그런 진짜 어른을 만났습니다. 물론 드라마이지만!! 너무 현실감있기에 마치 우리동네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느껴지게 되더군요.
동훈의 부인과 사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동훈의 회사대표 도준영은 너무도 얄미웠지만 어쩌면 지금 현실에서 가장 그럴듯한 인물인것도 같습니다. 본인의 야망를 위해 대학선배인 동훈을 내칠 생각까지 해버리는 도준영 그 과정에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나쁜인물이지만 그의 과거를 알게 되면 그것조차도 연민이 느껴지게 될수도 있습니다. 가진것이 없는 사람이 가진척을 해야될때 받았던 상처와 이후의 상실감을 도준영의 표정에서 볼수있었습니다.
남편의 회사 대표인 도준영과의 만남이 진짜사랑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동훈의 부인 윤희는 세상사람들이 인정해주는 직업인 변호사이지만 누구보다 어리석었고 욕심아닌 욕심을 내어 대표와의 결혼을 꿈꾸다가 뒷통수를 맞습니다. 도준영의 속마음을 알게 된 후 분노를 표출하는 윤희를 보니 그것조차도 꼴보기 싫다가 정신차리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니 또 마음이 누그러졌습니다. 본인의 실수를 철저하게 반성하고 뉘우치면 뭐 어쩌겠습니까.
아픈손가락 둘째아들 내 새끼 동훈이, 생전 배고프단 소리조차도 안하는 동훈이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 동훈의 엄마.
삼형제 중 첫째와 막내에겐 너무나 입이 거친 엄마이지만 내 새끼 동훈은 그저 바라만보아도 아까운 내 새끼입니다.
동훈에게 절대 회사를 그만두면 안된다고 하나밖에 없는 우리엄마 돌아가시면 장례식장에서 어떡할거냐고 나도 백수고 막내동생도 백수인데 동훈이 너마저 회사 그만두면 우리엄마 장례식에 화환도 없을거고 손님들도 없을거고 그럴순없다며 절대 회사그만두지말라는 동훈의 큰형 상훈!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구나 싶었습니다. 눈에서 물이 주르륵 흘렀습니다.
박해영작가님의 작품이라는데 저만 몰랐네요 이미 유명하신분이었습니다. 올드미스다이어리! 예전에 정말 재미있게 봤었던 드라마인데 이분이셨습니다. 이분의 다른작품들도 얼른 찾아서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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